연극 클로저

연극 2013. 9. 20. 18:42 |

 

 

이윤지, 진세연, 차수연 등 TV 드라마를 통하여 낯익은 여배우들이 출연하여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연극 클로저는 8월 31일부터 10월 1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추석 이브에 연극 클로저를 관람하러 대학로에 다녀왔다.
목적지로 향하는 한강자전거도로에선 화창한 가을하늘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트원씨어터 빌딩에는 3개의 공연장이 설치되어 있다. 
클로저가 상연되는 1관의 위치는 지하 2층이다.  

 

 

연극 클로저의 공연시간은 1시간 5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앨리스 역에 이윤지, 댄 역에 이동하, 래리 역에 배성우, 안나 역에 김혜나 씨였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클로저의 원작은 영국의 극작가 패트릭 마버가 1997년에 쓴 희곡이다. 

연극 클로저를 처음 관람한 것은 2007년 7월이었다. 
그로부터 수 년이 지난 후 다시 관람한 연극 클로저.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는 전개가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좋았다. 

이번 공연의 무대장치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무대 뒷면에 설치된 전광판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바구니 모양으로 설계된 20개의 스크린은 
음란채팅이 진행되는 모니터 화면, 빗방울이 흘러내리는 창문 등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펼쳐지는 다양한 장면을 효과적으로 그려내는 좋은 캔버스였다.  

 

 

클로저에는 스트립댄서 앨리스, 신문 부고란 담당기자 댄, 피부과 의사 래리, 사진작가 안나. 
이렇게 두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댄이 타고 가던 택시를 피하다가 찰과상을 입은 앨리스를 병원에 데려간 것을 계기로 
댄과 앨리스는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되고 
병원 로비에서 앨리스는 지나가던 의사 래리에게 담배를 빌린다. 
댄은 자신의 책 표지에 사용할 저자 사진을 촬영한 것을 계기로 사진작가 안나와 가까워지게 된 후
여성인 척 가장하여 접속한 음란채팅에서 안나의 이름을 도용하여 색을 밝히는 한 남자를 유혹한다. 
만나고 싶다는 댄의 문자를 받고 약속장소인 수족관에 나타난 안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밝히는 남자 래리였다... 

연극 클로저는 꽤나 맛깔나는 작품이다. 
네 명의 성인 남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연극은 한마디로 진솔하다. 
배우들이 내뱉는 대사 속에는 에잇틴, 도그베이비 등 
공적인 장소에서는 절제하지만 사적인 장소에서는 많은 사람이 남발하는 직설적인 단어가 속속 등장한다. 
또한 성인 남녀 라는 두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자연스레 떠오르는
인간의 본연적 욕구라 할 수 있는 섹스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재미가 더해진다.   

 

 

앨리스를 연기한 이윤지 씨의 연기는 빛이 났다.
어디로 튈지 모를 듯한 톡톡 튀는 발랄함이 가득한 그녀의 연기는 앨리스를 잘 표현하고 있었다.
특히 좋았던 장면은 앨리스가 댄과 관계과 틀어진 후 클럽에서 스트리퍼로 다시 일하고 있을 때,
안나와의 부부관계가 파행을 맞게 되자 울적한 기분을 달래러 클럽을 찾은 래리와의 대화 신이었다. 
이 장면에서 앨리스를 연기한 이윤지 씨는 무대 위에서 남심을 자극하는 야릇한 미소를 띤 채 
요염한 춤을 추면서 무대 곁에 들러붙어 진짜 이름을 알려달라고 추근대는 래리를 현란한 화술로 요리했다.
스트리퍼를 연기하는 그녀의 리드미컬한 몸놀림은 로렐라이의 노래와도 같은 유혹이었다.

또한 래리를 연기한 배성우 씨의 공연장의 분위기를 장악하는 능글맞은 연기 또한 호평하고 싶다.
올해 관람했던 연극 이제는 애처가에서도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
클로저에서는 일갈이라 칭해도 좋을 정도의 성량으로 곳곳에서 육두문자를 발하며
객석에 때로는 긴장감을, 때로는 이완감을 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종종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 그 이성이 나의 인연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이상 과거에 대한 미련은 공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극 클로저는 그러한 여운을 남기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Posted by 오오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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